동일 시

2019-05-19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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도시에서 위태롭고 고단한 길냥이의 슬픈 눈은 

어린 시절의 내 눈을 보는 것 같다.


작고 힘없는 어린이였던 나는

어른들의 거친 말과 행동에 쉽게 휘둘렸고

여과 없이 마음을 다쳤다.


내게 영향을 끼친 많은 어른들 중 

가장 무서운 사람은 단연코 아버지였다.

피하고 싶었지만 

매일 같은 공간에서 사는 

가족이라서 불가능했다. 


아버지는 늘 쉽게 화를 냈다.

사소한 것에서도 내 의견을 말하면 

따뜻한 말의 빈도 대신

혼이 난 적이 더 많아서  

자연스레 입을 다물고 자랐다.


아버지는 강철처럼 강했고

나는 두부처럼 연약했다.

아버지가 화를 내면 나의 자존감은 

키가 점점 작아졌다.


늘 못마땅하고 부족한 아이라는 

꼬리표를 달고 있는 기분.

나의 불안과 우울은

어릴 때부터 함께 있었다.


힘 있는 어른이 되더라도

나보다 연약한 존재에게 

상처 주지 않아야겠다고 늘 생각했다. 


사람의 선택에 따라 

불행과 행복이 쉽게 결정되는

초라하고 미약한 생명을

모른 척 지나갈 수가 없어서 

나는 그들 곁에 맴돈다. 


길냥이의 삶이 윤택하길 바라며

밥을 주고 건강을 걱정하는 건

힘 있는 어른이 된 지금의 내가 

과거의 나를 만나

눈물을 닦아주는 건지도 모른다.